Tuesday, October 11, 2011

인사이드골프9134억짜리 샷

[마니아리포트-문상열]묘미는 상황을 반전시키는 샷이다.골프가 스포츠로서 흥미를 주는 것도 전혀 예상치 못한 샷이 터지기 때문일 것이다.주말 골퍼들도 가끔씩 프로 뺨치는 환상의 샷을 날려 골프의 매력에 더 푹 빠져든다.

'골프 황제'타이거 우즈는PGA역대 베스트10에 포함되는 신기의 샷을 숱하게 날렸다. 2000년 캐나디언오픈 최종 라운드 마지막18번홀에서 보여준 페어웨이 벙커샷(213야드)은 맛보기에 불과할 정도로 우즈의 샷은 특별한 게 많다. 2008년US오픈 최종 라운드18번홀, 2005년 마스터스 마지막 날 파3 16번홀의 어프로치샷 등은 그야말로 신기에 가깝다.

미국에서 버디 김으로 통하는 김주연의2005년US여자오픈에서의 그린 옆 벙커샷도 역대 최고의 샷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챔피언조에서 라운드를 펼친 모건 프레셀은 나중에 버디 김이 때린 환상의 벙커샷이 터진 뒤 갤러리들의 함성에 우승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지난 해 마스터스 최종일 필 미켈슨의13번홀(파5, 510야드)아멘코너에서 보여준 세컨드샷은 우승을 결정지었다.미켈슨은 드라이브 샷이 빗나가 나무 밑에 떨어진 트러블 상황에서 특유의 강수를 던졌다.과감하게 롱아이언으로 온그린시켜 이글을 잡아내며 세번째 그린재킷의 발판을 마련했다.

미켈슨의13번홀 샷은 트러블을 우승으로 반전시킨 역전의 샷이었다.이런 상황이26일(한국시간)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코스에서 끝난 투어챔피언십에서도 재현됐다.

빌 하스와 헌터 메이헌은 정규 라운드에서 합계8언더파272타로 동타를 이뤄 서든데스 플레이오프에 돌입했다.최경주는7언더파로1타 뒤져 아쉽게 공동3위에 그쳤다.하스와 메이헌은 첫번째 연장18번홀(파3,235야드)에서 나란히 파를 기록하며 두번째17번홀(파4,453야드)로 장소를 옮겼다.

먼저 티샷을 한 하스의 볼은 오른쪽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다.반면 메이헌은 볼을 페어웨이 한복판에 정확하게 떨어 뜨렸다.하스의 세번째 샷은 그린을 맞고 왼쪽으로 굴러 물에 빠졌다.메이헌의 여유있는 세컨드샷은 그린 위쪽에 떨어졌다.투퍼트면 우승이 가능했다.이스트레이크 코스에서17번, 18번홀은 가장 어려운 홀 가운데 하나다.

다행히 하스의 볼은 물 가장자리에 있어 벌타없이 샷을 시도해도 되는 위치에 있었다.하지만 물에 있는 볼을 때려서 깃대에 붙인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여기서 하스는 믿기지 않는 신기의 샷을 날렸다.물과 함께 때린 어프로치샷은 깃대1m를 조금 벗어난 그린에 스핀을 먹고 제자리에 섰다.갤러리들은 기적같은 샷에 함성을 지르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결국 하스의 파세이브로 플레이오프 두번째 홀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메이헌으로서는 투어챔피언십과 함께1천만 달러의 보너스가 걸린 페덱스컵 우승까지 거머쥐는 상황에서 환상의 샷에 분위기를 빼앗기고 말았다.세번째 연장 홀(18번홀)에서 티샷이 러프에 빠지고 파 퍼트 마저 놓쳐 우승 트로피를 하스에게 넘기고 말았다.하스는 파에 성공해 투어 챔피언십 우승상금144만 달러,페덱스컵 보너스 상금1천만 달러 등 총1144만달러(약134억원)를 챙겼다.

하스는 올시즌PGA투어 우승이 없었다.봅호프 클래식과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에서 모두 연장전 끝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그러나 세번째 플레이오프 만에 대박을 터뜨렸다. 17번홀의 어프로치샷은 역대PGA투어 사상 최고 액수가 걸려 있었던 역전의 한방이었던 셈이다. 1144만 달러짜리 황금의 샷이나 다름 없었다.

2004년 프로에 데뷔한 하스는 아버지 제이 하스와 함께 부자(父子)프로골퍼로 유명하다.삼촌 제리 하스도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골프패밀리다.아버지 제이 하스는 요즘 챔피언스투어에서 활동하고 있으나PGA투어 통산9승을 거둔 베테랑이다.이날도 연장전에 대비하고 있을 때 아버지 제이 하스가 한수 지도하는 모습이TV에 비치기도 했다.

빌 하스의17번홀 서드샷은 역대 최고의 샷 가운데 하나일 뿐 아니라 로또에 당첨된 신기에 샷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인사이드골프10우승은 운이라던 나상욱

[마니아리포트-LA 문상열]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상욱(28.미국명 케빈 나)은 감정의 기복이 심한 편이다. 스코어 결과에 따라 얼굴에 감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포커페이스가 안되는 스타일이다.
PGA투어 데뷔 8년 동안 최고 성적은 준우승 3회다. 2005년 FBR오픈, 클라이슬러 클래식, 지난해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 등 3번이나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올해도 노던트러스트 오픈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최종 라운드에서 무너져 애런 배들리(우승)와 비제이 싱에게 밀려 3위에 그쳤다. 경기 후 "백혈병을 앓고 계시는 아버지에게 우승 트로피를 주고 싶었는데~"라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올해 초 LA 인근에서 열린 노던트러스트 오픈에서 나상욱을 만났을 때 그는 "PGA투어에서 우승을 하려면 운이 따라 줘야 한다"면서 "PGA투어에서 가장 운이 좋은 선수는 타이거 우즈"라고 강조한 적이 있다. 나상욱은 '우승은 운이다'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의 지적처럼 스포츠에서 우승은 운이 따라주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나상욱은 3일(한국시간) PGA 투어 데뷔 8년, 출전 211개 대회 만에 저스틴 팀버레이크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마침내 우승 트로피와 입맞춤했다. 최종 합계 23언더파 261타로 닉 와트니를 2타 차로 제치고 첫 우승에 성공했다.
'우승은 운이다'라는 나상욱의 역설은 이번 대회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4라운드 내내(67-63-66-65) 최상의 샷감각을 유지했다. 라스베이거스의 서머린 TPC(파71, 7223야드)는 나상욱에게 안방이나 다름없다. PGA투어의 다른 코스에 비해 난이도가 떨어진다.
나상욱의 주소지는 라스베이거스다. 부모와 함께 LA 동쪽 다이아몬드바에서 거주하고 있으나 시즌 동안에는 라스베이거스를 오가며 투어에 참가하고 있다. 네바다, 애리조나, 플로리다, 텍사스주등은 주세가 공제돼 운동선수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주들이다.
승운은 코스 외에 다른데서도 작용했다. '폴클래식'에는 세계 톱랭커들이 거의 빠진다.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이 벌이지는 같은 기간 스코틀랜드에서 유러피언투어 알프레드 던힐 링크스 챔피언십이 벌어져 루크 도널드, 로리 매길로이, 그레엄 맥도웰등 세계 톱 랭커들이 대거 불참했다. 이들이 이 대회에 출전했다면 우승이 가능했을까.
하지만 우승은 우승. 나상욱은 최종라운드에 들어가기 전 닉 와트니와 공동선두를 이뤘기 때문에 우승이 간단치는 않았다. 와트니는 올해 PGA투어 WGC-캐딜락 챔피언십과 AT & T 내셔널 대회 우승을 거둔 베테랑. 나상욱은 14번홀(파3,156야드)에서 보기를 범해 와트니에게 한 때 공동선두를 내줬으나 이후 15~17번홀까지 내리 3연속 버디를 낚아 완벽하게 승리를 거뒀다. 와트니는 16번홀에서만 버디를 잡아 합계 21언더파 263타로 2위에 만족했다.
이로써 나상욱은 우승상금 75만 6000달러를 차지하며 상금 랭킹 33위로 점프했고 2013년까지 PGA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한편 2라운드에서 나상욱과 공동선두를 기록했던 찰리 위(39.미국명 찰리 위)는 합계 15언더파 269타, 공동 16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현준의 포토레슨] 케빈 나의 '디봇 공략법'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타이거 우즈(미국)도 불평을 했다.

골프규칙 가운데 최악은 디봇에 있는 공을 그대로 쳐야 한다는 부분이라고. 아마추어골퍼들은 특히 잘 맞은 공이 디봇에 들어갔다는, 그래서 운이 없다는 자학(?)부터 시작한다. 샷도 어려운데 멘탈까지 무너지면 결과는 뻔하다. 이번 주에는 디봇에서도 효과적으로 탈출할 수 있는 '디봇 공략법'을 소개한다.

케빈 나(28ㆍ한국명 나상욱)가 볼의 라이를 세밀히 살피고 있는 < 사진 > 을 보자. 아마추어골퍼들은 물론 프로 선수들에게도 라이는 어떤 샷을 구사할지를 가늠하는 출발점이다. 공이 잔디 위에 있는지, 어느 정도 떠있는지를 파악하고, 어떤 샷을 구사할 지를 먼저 결정한다. 대다수 아마추어골퍼들은 그러나 거리에 따른 클럽 선택이 전부다.

라이는 클럽의 컨택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티 샷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는 것이 중요한 까닭이다. 러프에서는 골프채가 풀에 감기면서 당연히 비거리와 방향에 오차가 생기고, 설사 잘 맞더라도 런이 많아 공을 제대로 세울 수가 없다. 디봇은 더욱이 최악의 상황이다. 공이 잔디 보다 아래에 놓여, 이른바 '날치기'의 확률이 높다.

효과적인 공략법의 첫번째는 정확한 판단이다. 공이 디봇 중앙(움푹 패여진 곳)에 놓여 있다면 무조건 숏 아이언을 선택해 다음 샷으로 그린을 공략하기 좋은 지점으로 탈출하는 게 최선이다. 여기서 페어웨이 우드나 롱아이언을 잡는다는 것은 용감하기 보다는 멍청한 짓이다. 토핑이나 뒤땅이 발생해 아웃오브바운즈(OB)등 최악의 장면을 연출하게 된다.

공이 디봇 앞이나 뒤에 있어 다소 상황이 낫다면 보다 적극적인 공략을 시도할 수 있다. 물론 예상치 못한 샷이 나올 경우에 대비해 OB구역이나 해저드 등 위험 지대를 피해 타깃의 범위를 넓게 설정한다. 샷을 하는 요령은 다운 블로로 강하게 내리찍는, 이른바 '넉다운 샷'의 형태다.

먼저 공을 오른발쪽에 놓는다. 양손이 공보다 앞쪽에 위치하는 핸드퍼스트 자세로 셋업해 손목을 곧바로 들어 올려 백스윙을 가져가고, 임팩트 후 폴로스로는 생략해도 된다. 임팩트 후 양손으로 의도적으로 공을 띄우려는 동작은 오히려 중심타격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디봇이지만 모래를 뿌려 수리한 경우는 행운이라고 보면 된다. 실제 필요한 거리에 따라 클럽을 선택하고, 공을 스탠스 중앙에 놓고 샷을 가져간다. 백스윙, 임팩트, 폴로스로 과정을 다 진행해도 된다. 페어웨이 우드 샷을 할 때는 특히 찍어 치지 않고, 평소대로 천천히 쓸어 치는 샷을 완성해야 한다.

<올해 한국여자골프 2승 주인공 나올까>

KLPGA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13일 개막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2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6억원)이 13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장(파72·6천704야드)에서 열린다.

지난해까지 하이트컵 챔피언십으로 개최된 이 대회는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합병으로 명칭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으로 바뀌었다.

시즌 상금과 평균 타수, 대상 포인트 등 주요 3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는 유소연(21·한화)과 도전자인 양수진(20·넵스), 심현화(22·요진건설)가 어떤 성적을 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상금 부문에서 유소연이 2억9천669만원으로 선두인 가운데 양수진이 2억8천993만원, 심현화가 2억7천583만원으로 바짝 쫓고 있어 이번 대회 우승 상금 1억2천만원을 가져가는 선수는 상금왕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된다.

9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는 양수진이 공동 3위로 심현화(공동 25위), 유소연(공동 44위)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하나은행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몰아친 정연주(19·CJ오쇼핑)도 눈여겨볼 선수다.

이미 이번 시즌 신인왕을 굳힌 정연주는 상금 부문에서 2억6천564만원으로 4위에 올라 신인 상금왕 등극을 엿보고 있다.

박지은(32)과 올해 LPGA 투어 신인왕이 유력한 서희경(25·하이트진로)이 출전한다. 김송희(23·하이트진로), 박인비(23), 전미정(29·진로재팬) 등 세 명은 초청 선수로 나와 우승 경쟁을 벌인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장수화(22)와 이달 초 대우증권 클래식에서 정상에 올랐던 박유나(24·롯데마트)도 우승 후보로 꼽힐 만하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 15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2승을 거둔 선수가 아직 나오지 않아 이번 대회에서 다승 선수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대회 코스는 15번부터 18번 홀까지를 '4D 코너'로 이름붙여 마지막 우승 경쟁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15번 홀(파4)은 '디피컬트(Difficult)' 홀로 이름을 붙였다.

길이가 420야드나 되는데다 그린 우측에 워터 해저드가 있어 공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데이저러스(Dangerous)' 홀로 불리는 16번 홀(파3)은 그린이 해저드로 둘러싸여 티샷이 빗나가면 곧바로 보기 위기를 맞게 된다.

또 17번 홀(파4)은 '데드·라이브(Dead or Live)', 18번 홀(파5)은 '드라이브 투 데쓰(Drive to Death)'로 이름을 붙이는 등 마지막 홀로 갈수록 난도를 높여 극적인 우승 장면이 연출되도록 홀을 구성했다.

전체 코스 길이는 122야드 늘어났다.

우승자는 작가 이동기 씨의 2005년 작품인 '골프를 치는 아토마우스'를 맥주잔 형태의 대형 유리 글라스에 전사해 만든 트로피를 받는다.

<그래픽> LPGA 역대 한국(계) 선수 우승 횟수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한국(계) 선수들이 13일부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골프장(파71·6천208야드)에서 열리는 LPGA 투어 사임 다비 대회에서 통산 100승 달성에 다시 도전한다.

bjbin@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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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진, 하이트서 "상금랭킹 1위 도약~"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양수진(20ㆍ넵스ㆍ사진)이 다시 한 번 '상금랭킹 1위'에 도전한다.

이번에는 13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골프장(파72ㆍ6704야드)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이트진로챔피언십(총상금 6억원)이다.

지난 9일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최되는 미국프로골프(LPGA)투어 하나은행LPGA챔피언십 최종일 1타 차 선두로 출발해 'LPGA 직행티켓'을 노렸다가 3위에 그친 '분풀이'의 무대이기도 하다.

양수진으로서는 그래도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와 최나연(24ㆍSK텔레콤) 등 '거물'들과 챔피언조에서 마지막까지 우승경쟁을 펼쳐 '월드스타'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과시했다는 게 자랑거리다. 블루헤런은 특히 전장이 6700야드가 넘는 올 시즌 최장코스로 세팅됐다. 일단 드라이브 샷 평균비거리가 국내 1위(252야드)인 양수진에게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양수진의 1차 목표는 1위 유소연(21ㆍ한화ㆍ2억9700만원)을 추월하는데 있다. 현재 2억9000만원으로 불과 700만원 차이다. 이번 대회 우승상금은 무려 1억2000만원이다. 올 시즌 아직도 2승 챔프가 없는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지고 있어 2승을 수확하면 다승왕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게 된다.

최대 복병이 서희경(25ㆍ하이트)이다. 올 시즌 LPGA투어에서 활약하며 US여자오픈 준우승을 토대로 신인왕 타이틀을 예약한 상태다. 이번 대회가 소속사가 개최하는데다가 계열 골프장이어서 홈코스나 다름없다. 2009년 우승 경험도 있다. 박지은(32)과 박인비(23), 전미정(29ㆍ진로재팬) 등도 출사표를 던졌다.

골프채 "구관이 명관?"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오래된 모델이라고 무시하지 마시라."

자고나면 신제품이 쏟아지는 시대다. 클럽메이커들은 신소재에 첨단공법이 가미됐다며 최상의 퍼포먼스를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다. 골프채는 사실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엄청난 진화를 거듭했다. 바야흐로 드라이버는 더 멀리, 아이언은 더 정확하게, 퍼터 역시 더 똑바로 굴러간다. 하지만 모든 골퍼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건 아니다.

▲ 10년 전 모델로 "당당하게 우승"= 구 모델이라 해서 기죽을 필요가 없다. 프로선수조차도 오래된 골프채로 우승한 경우가 허다하다.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가 대표적이다. 소속사인 아담스골프의 아이디어테크a4 아이언을 사용하고 있고, 10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무려 시즌 6승째를 수확했다. 2009년 출시돼 여전히 잘 팔려나가는 제품이다.

'독일병정' 베른하르트 랑거는 1999년에 제작된 벤호건 아펙스 3~5번 아이언을 지금도 애용하고 있다. 시즌 초반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에이스그룹클래식에서 정상에 올랐다. 마크 캘커베키아(미국) 역시 8월 보잉클래식 우승 당시 1998년도 캘러웨이 스틸헤드 페어웨이우드(15도, 19도)를 사용했다. 현지에서도 5.97달러(약 7000원)짜리 골프채로 우승했다는데 주목했다.

마크 윌슨(미국)은 시즌 2승을 거두는 동안 2008년형 클리브랜드 하이보어XLS 3번 우드를, 웰파고에서 우승한 루카스 글로버(미국)는 2007년형 나이키SQ스모02 사각드라이버를 실전에 투입했다.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US오픈에서, 스티브 스트리커는 메모리얼과 존디어클래식에서 2006년형 타이틀리스트 PT906으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 "성능은 출시년도와는 상관없어"= 클럽메이커들이 싫어할 수도 있는 결과지만 골프채와의 궁합은 따로 있다는 이야기다. 일부러 단종된 모델을 찾아 중고클럽시장을 뒤지는 골퍼도 있다. 새 모델로 바꿨다가 다시 구 모델로 되돌아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피팅전문가인 윤성범 스타일링골프 대표 역시 "골프채는 출시년도와 성능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고 조언한다.

요즘의 신 모델들은 비거리를 위해 샤프트가 부드럽고 탄성이 좋아졌다. 하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으면 일관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실제 스타일링골프를 찾은 한 골퍼는 230야드 안팎을 일관성 있게 쳤지만 신 모델로 교체한 뒤 비거리는 250야드까지 늘어난 데 반해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다. 새 샤프트가 맞지 않았다는 의미다.

윤 대표는 "클럽 선택 기준은 당연히 자신과의 궁합"이라면서 "디자인이나 성능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이라면 10년 전 모델이라도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충분히 시타해 본 뒤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타구감은 기계로도 측정할 수 없다. 특히 한두 번의 잘 맞은 샷에 대한 기억보다 일관성 있는 샷이 가능한 골프채를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